• `17. 7월호「 편지 」- 희망옹달샘 : 우리는 오늘부터 행복합니다 [편지-희망옹달샘]
  • 여울돌 (IP: *.251.233.218)
    조회 수: 32, 2017.07.05 21:27:59
  • 2017년 #편지 #7월호 PDF 파일과 
    < #희망옹달샘 > 
    박서연 (여, 2016년 4월생, 뇌병변·호흡곤란 증후군) 님의 사연을 게재해드립니다.

    2017-07-05 21;15;26.JPG



    서연이 어머니는 임신 기간 내내 초초하고 무서웠다.

    몰래 도망 나와 서연이를 낳아야겠다고까지 생각했다

    절박한 마음에 미혼모 시설도 알아보았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 아이를 낳으면 바뀌겠지, 나아지겠지하는 흐린 희망을 품기도 했다.


    안 돼, 안 돼!”


    또다시 서연이 아버지의 폭행이 시작되었다

    그 순간 임신 중인 아내나 배 속의 아이는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제어할 수 없는 폭력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그 끔찍한 결과로 어머니는 임신 7개월 만에 서연이를 낳았다

    860그램밖에 나가지 않은, 아직 모든 기관이 발달하지 않은 이 아이는 뇌출혈 4기였다

    그때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한 말은 


    왜 나 때문이야? 너 때문이지!”였다.



    뇌출혈뿐 아니라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었던 서연이는 이후 4개월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나올 수 없었다

    그 작은 아기는 몸무게가 1킬로그램이 넘었을 때 동맥개관수술을 받았고, 뇌에 물이 차서 세 번의 시술을 더 받았다.


    “4개월 만에야 서연이를 품에 안았는데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기쁘고 신기했어요

    처음에 봤을 때는 너무 작고 벌겋고내가 정말 아이를 낳았는지도 실감이 안 났는데

    이 아이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버쩍 들더라고요.”



    어머니는 퇴원 한 달 만에 서연이가 자가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돌보았고

    더 이상 가정에 아픔이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이의 머리가 점점 부풀어 오르는 듯해 보였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병원에 갔는데

    수두증(뇌실과 지주막하 공간에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상태)이라며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어요

    상황은 갑작스럽게 돌아가고, 수중엔 돈 한 푼 없고. 다행히 수술비 400만 원을 빌렸는데, 남편이 그 돈을 들고 사라져 버렸어요.”


    도박 때문이었다

    그는 마치 도박으로 숨을 쉬는 사는 사람처럼 자신의 월급뿐 아니라 

    회사 돈도 횡령하여 사용했고, 심지어 아내 명의로 대출도 받고, 통장도 만들고, 핸드폰도 두 개나 개통해 사용하고 있었다


    이것은 그가 사라지고 난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이다

    어머니로서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금액, 결국 어머니는 파산 신청까지 생각해야만 했다.


    그 와중에 서연이의 머리가 또 부풀어 올라 병원에 갔더니 이번에는 균에 감염되어 염증이 생겼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또다시 수술을 받았죠. 늦었으면 뇌가 썩었을 거라는 말을 듣는데 가슴이 덜컥 내려앉더라고요

    그래서 퇴원 이후로는 아이가 또 감염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에 밖에 나가지도 않고

    사람을 만나지도 않고, 오직 서연이랑만 둘이 지냈어요.”



    어머니는 당시 자신의 마음과 생각이 지옥에 빠져드는 것만 같았노라고 표현했다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으면 목숨을 끓을 것만 같았노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에게 화를 내는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그 비참함을 견딜 수가 없었노라고 고백했다


    8년간 당뇨를 앓아 온 어머니는 그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발에 염증이 생겨 잘 걷지도 못했다

    그래서 어느 당뇨 환자처럼 발을 절단하게 될까 봐

    그래서 아이를 돌보지 못하게 될까 봐 겁이 나 울면서 병원에 갔었단다


    감사하게도 지금은 약물 치료로 많이 호전된 상태이다.

    서연이가 수두증으로 받은 수술은 션트 수술이다


    이는 기본적인 조치이자 치료의 전부로, 뇌척수액이 고인 곳에 

    펌프를 박아 관을 통해 흉강이나 복강으로 뇌척수액을 퍼 나르게 한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쇠로 만들어진 기계가 한쪽 머리에 불뚝 튀어나와 있다


    아이가 평생 달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현재 서연이의 뇌는 어느 정도 손상을 입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세 살이 되어야 확실하게 검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자를 쓰고 나가면 사람들이 이렇게 아픈지 잘 모른다. 그저 몇 개월 된 아기라고만 생각한다.


    돌이 지났음에도 아직 앉아 있지 못하는 서연이는 수원에서 서울로 재활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다

    아이는 얼마나 아픈지 치료를 받는 내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서럽게 울고

    어머니는 이런 아이를 불안한 듯 지켜본다. 호흡곤란 증후군으로 무호흡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지금 어머니는 남편이 모르는 곳으로 이사해 살고 있다

    친정어머니께 아이를 맡기고 일주일에 세 번 아르바이트도 나가고 있다

    어머니는 몸은 고되어도 서연이를 낳고, 아니 결혼을 하고 이렇게 안정된 마음으로 지내는 것은 처음이라며 행복해 했다


    물론 도저히 혼자 일어설 수 없어,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지난 세월을 

    가족들에게 전해야 하는 가슴 아픈 과정도 있었지만 말이다.

    서연이네는 이제 더 이상 아름답고 소중한 것을 잃고 싶지 않다


    더 이상 공포와 원망도 마음에 품고 싶지 않다

    오히려 맨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지금이 소망이다


    서연이와 엄마, 부디 오늘부터 행복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취재설지원




    희망옹달샘.jpg


    희망옹달샘2.jpg


    희망옹달샘3.jpg


    희망옹달샘4.jpg





    Profile

엮인글 0 http://www.yeouldol.com/letter/64088/2d7/trackback

댓글 0 ...

위지윅 사용
  Today 0, Yesterday 0, Total 33
thumbnail
2017-09-01 00:06:17
Sep.01
thumbnail
2017-07-31 23:44:55
Jul.31
thumbnail
2017-07-05 21:27:59
Jul.05
thumbnail
2017-06-02 01:03:05
Jun.02
thumbnail
2017-05-05 01:30:47
May.05
thumbnail
2017-04-01 00:31:22
Apr.01
thumbnail
2017-03-02 23:01:35
Mar.02
thumbnail
2017-01-03 23:30:22
Jan.03
thumbnail
2016-12-06 18:59:51
Dec.06
thumbnail
2016-11-02 14:51:48
Nov.02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