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 07~08월호「 편지 」- 희망옹달샘 : 멈춘 시간 속에서도 희망은 흐른다 [편지-희망옹달샘]
  • 여울돌 (IP: *.43.198.135)
    조회 수: 10, 2018.07.14 00:11:06
  • 멈춘 시간 속에서도 희망은 흐른다

    박서빈 (, 20112월생, 소아 뇌종양과 뇌병변1)

     

    옹달샘 아이들을 만날 땐 늘 마음이 무겁고 기도가 많이 필요합니다. 극심한 고통가운데 있는 아이와 가족들에게 어떻게든 위로를 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우리가 만난 아이는 많은 기도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5년 동안 바깥구경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소독 냄새가 코를 진동하는 작은 병원침대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있는 서빈이를 만났습니다.


    서빈이가 태어난 후, 우리 가족은 웃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서빈이가 아픈 이후부터는 가족들이 웃을 수 있는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식당에서 일을 하며 한 달에 한 번 겨우 쉬는 엄마 아빠에게 서빈이는 모든 피로를 잊게 하는 비타민 같은 존재였고, 엄마 아빠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주신 할머니에겐 고달픔을 잊게 하는 기쁨이었습니다.

    그러나 서빈이는 불현듯 찾아온 뇌종양과 뇌출혈로 태어난 지 2년 만에 가족들의 품을 떠나 지금까지 병원에서만 지내고 있습니다.


    앉기라도 했으면, 가족들 얼굴 한번이라도 알아봐 줬으면, 집에라도 한번 데리고 가 봤으면.”


    그것이 유일한 가족의 소망입니다. 서빈이는 병원에 들어온 날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앉아본 적도, 가족들과 눈을 마주하거나 병원 밖을 나가 본 적도 없습니다.


    백만분의 일의 확률이라는데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뛰어놀던 서빈이가 세 살이 되던 해, 갑자기 휘청거려서 동네 병원을 찾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바로 대학병원을 찾아 그곳에서도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서빈이의 증세가 급기야 3개월 후에는 성격이 난폭해지고 벽에 머리를 찧기까지 했습니다. 서빈이가 자신의 고통을 온몸으로 표현한 후에야 대학병원에서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서빈이는 뇌종양으로 20여 시간의 큰 수술을 받고 의식이 회복되기도 전에 뇌출혈로 또 한 차례 3시간여의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두 번의 수술 후에도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10개월을 보낸 후, 4년 동안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기적을 믿고 있던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졌는지 서빈이가 엄마 아빠의 목소리에 눈을 뜨고 경미하게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40도를 웃도는 고열로 인해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서빈이가 힘내서 조금씩 반응하며 이겨내고 있기에 가족들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못합니다.

    안산에서 일산까지 매일 시외버스를 타고 서빈이를 만나러 오시는 할머니는 서빈이가 아픈 것이 자신 때문인 것만 같아 서빈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 건물만 봐도 눈물이 난다고 하십니다. 할머니는 서빈이 곁을 지키고 있는 서빈이 엄마에게 집에서 손수 지은 따뜻한 밥과 반찬을 해다 주고, 서빈이가 빨리 일어나 집에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새벽마다 기도하는 것밖에 서빈이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병원에서도 서빈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일주일에 2번 재활치료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단지 10~20분밖에 되지 않아 이젠 옆에서 치료해 주는 것을 지켜보던 엄마가 배워서 서빈이에게 직접 해주고 있습니다. 그것마저도 감사한 것은, 다른 병원에서는 받아주지도 않는 서빈이를 5년 동안 지켜주고 있고, 여러 가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의 소리에 유일하게 눈으로만 반응하는 서빈이를 엄마는 혼자서 욕실로 안고 가서 목욕을 시키고, 냄새나면 안 된다고 이틀에 한 번씩 머리를 감깁니다. 서빈이를 데리고 병원 밖을 나갈 수는 없지만 어린이날 같은 특별한 날이면 엄마는 서빈이에게 예쁜 공주 옷을 입힙니다. 그리고 알아듣는지 알 수 없는 서빈이 귀에 대고 빨리 일어나 집에 가야지, 서빈아 사랑해라고 속삭입니다.

    서빈이가 입원하기 몇 달 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엄마의 친정이 있는 필리핀에 다녀온 것이 가족들에게는 서빈이와의 유일한 추억입니다.

    서빈이 엄마는 혹시나 사랑하는 딸이 욕창이 생길까봐 2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줍니다. 그리고 서빈이 옆에서 쪽잠을 자는 엄마는 하루에도 수차례 셕션을 해주느라 그나마도 편히 눈을 붙이지 못합니다. 그래도 서빈이가 곁에 있고, 서빈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엄마는 서빈이와 함께 병원에 들어온 이후부터는 시간이 멈춘 것 같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면, 서빈이가 누워있는 병실침대 위에 건강하던 서빈이와 행복했던 순간을 담은 가족사진을 보면서 언젠가는 저런 날이 다시 오리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4년이 넘는 긴 치료기간 동안 막대한 수술비와 치료비로 서빈이 가정은 생계가 막막합니다. 아빠 혼자 한 달에 딱 한 번 쉬면서 일하고 받는 돈은 병원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재정이 너무 어렵지만 서빈이가 다시 일어설 수만 있다면 아빠는 무슨 일인들 두려울 것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데 서빈이 아빠가 배웅을 해주시면서 병원 입구에 있는 벽을 가리키셨습니다. 후원자 명단에 서빈이 아빠의 이름 석자가 박혀 있었습니다


    자신이 작은 성의를 보인다면 혹시나 하나님이 감동하셔서 서빈이를 일으켜 주시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받는 후원금중 작은 금액이지만 다시 후원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 선한 마음 때문에라도 서빈이가 하루빨리 엄마, 아빠를 부르며 일어날 수 있기를 함께 소망해봅니다.

    취재민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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